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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 읽기

금융시장에 덮친 비상계엄 후폭풍

by 꿀벌 테크 2024. 12. 4.

일자 : 2024년 12월 4일(수)

2024년 12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국회의 계엄 해제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도 크게 요동쳤습니다. 이에 대응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긴급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으며 사태 진정에 나섰습니다.


 환율 급등: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직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돌파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며 달러 수요가 급증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과 채권을 매도해 달러로 전환하면 환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율은 일시적으로 1,442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들어 1,410원대로 안정세를 되찾았습니다. 이는 금융당국이 외화 유동성 공급 방침을 발표하며 시장의 패닉을 일부 진정시킨 결과입니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 주식시장 급락

한국 증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코스피는 1.44% 하락한 2,464포인트, 코스닥은 1.98% 하락한 677포인트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4,000억 원 이상, 선물 시장에서 3,913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0.93%), LG에너지솔루션(-2.02%)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금융주인 KB금융(-5.73%), 신한지주(-6.56%)의 낙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체로 정치적 안정성을 중시하며, 불안한 상황에서는 더 안전한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테마주의 양극화: 급등과 급락의 공존

정치적 이슈가 증시 전반에 극심한 변동성을 불러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테마주 및 야당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주는 급등한 반면, 정부가 추진하던 사업 관련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과 관련된 테마주인 덕성우, 태양금속우, 대상홀딩스는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정부 주도로 진행되던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 관련주인 한국가스공사(-18.75%), 포스코인터내셔널(-12.62%)는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반영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상자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거래소에서 한때 8,800만 원대까지 폭락하며 해외 거래소와 최대 33%의 가격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대규모 매도를 단행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가격이 회복되어 1억 3,000만 원대를 회복했지만,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긴급 조치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약 60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 한국은행: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사실상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레고랜드 사태 당시의 조치를 능가하는 강력한 대응입니다.
  2. 정부: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와 4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즉시 가동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 같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시장의 추가 하락을 막고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시장에 남겨진 불확실성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연말까지 계속될 정치적 불확실성과 맞물려 장기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1. 정치적 리스크: 대통령 탄핵 정국 및 그에 따른 국정 불안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2. 외환시장 변동성: 원화 약세가 지속되며 외환시장에서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3. 국가 신용등급: 지속적인 정치적 불안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교훈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에 정치적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정치적 리스크를 반영해 자산을 재조정했고, 이는 국내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금융시장을 점검하고 안정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들 또한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신중한 투자 전략을 세우고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단순히 경제적 충격에 그치지 않고 정치와 경제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앞으로 금융시장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정책적 신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