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4년 12월 16일(월)
서학개미들의 새로운 최고 애정주: 팔란티어
최근 해외 주식 투자자들, 즉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보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최근 주가가 살짝 조정을 받자 이를 매수 기회로 여기고 대규모 순매수를 단행한 것입니다. 마치 백화점 세일 때, 평소 관심 있던 명품백이 약간 할인되면 소비자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구매하는 것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팔란티어는 5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최근 한 주(12월 5 ~ 11일 결제일 기준 9 ~ 13일)에만 무려 2억4,400만 달러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이전 주까지는 순매수 규모가 수천만 달러 수준에서 서서히 늘어나더니, 이번에는 테슬라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입하며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테슬라와 팔란티어, 그리고 서학개미들의 쏠림 현상
테슬라도 여전히 인기가 많습니다. 지난 11월 초 미국 대선 이후 테슬라 주가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지난주에도 테슬라는 1억3,438만 달러어치 순매수가 이뤄지며 5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팔란티어가 훨씬 더 큰 금액으로 순매수되면서 ‘새로운 사랑’이 탄생한 듯한 분위기입니다.
기술주 랠리 속에서 빛나는 알파벳과 암호화폐 관련 ETF
구글 모기업 알파벳(Alphabet)은 최근 양자컴퓨팅 칩 '윌로우(Willow)'를 공개하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서학개미들은 알파벳 클래스 A 주식을 6,211만 달러어치 사들이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비트코인 상승에 힘입어 암호화폐 관련 상품에도 꾸준히 자금이 들어갔습니다. 예를 들어 코인베이스 관련 콜옵션을 매도해 배당금을 확보하는 구조의 ETF(CONY)에 7,540만 달러나 순매수했고, 2배 이더리움 ETF(ETHU), 2배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에도 수천만 달러 규모의 매수가 이어졌습니다. 즉, 암호화폐 열기가 ETF 시장으로 퍼진 모습입니다.
비트코인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단순히 비트코인 자체를 사는 대신 관련 기업(코인베이스)이나 레버리지 상품(2배 이더 ETF, 2배 비트코인 ETF)에 투자해 상승 폭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엔비디아, 기대에 못 미친 주가 흐름으로 연속 순매도
반면, 지난 11월 초 미국 대선 이후 증시 전반이 상승하는 동안에도 엔비디아(Nvidia)는 예상만큼의 추가 랠리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를 한 주간 1억3,784만 달러나 순매도했고, 이는 직전주의 1억3,428만 달러 순매도에 이은 대규모 매도세 지속입니다. 엔비디아 관련 2배 레버리지 상품(NVDL) 역시 1,831만 달러 순매도되며 실망감이 드러났습니다.
다시 주목받는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
흥미로운 점은 직전주에 2억 달러 가까이 대규모 매도세가 쏟아졌던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에 이번 주에는 3,707만 달러나 순매수가 유입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반도체주 부진 속에서도 “언젠가 반도체도 다시 튀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재진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배당주·S&P500 ETF로 분산투자: SCHD와 VOO 매수
서학개미들은 전반적인 미국 증시 상승세 속에서 안정적인 배당을 제공하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에 6,124만 달러,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S&P500 ETF(VOO)에도 5,386만 달러를 순매수했습니다. 이는 “미국 증시 전반이 오르고 있으니, 단일 종목 대신 지수나 배당형 상품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자”는 분산투자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안정적 금리 상품에 눈길: SGOV 지속 매수
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좋은 0~3개월 만기 미국 국채 ETF(SGOV)에도 3,652만 달러가 순매수됐습니다. SGOV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고 가격 변동이 거의 없어, 불확실한 시기에 “안전 자산” 역할을 하는 상품으로 인식됩니다. 큰 변동성 없이 매달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단기 국채 상품에 자금을 넣어두는 것은 흔들리는 주식시장에서 현금을 맡겨두는 ‘안전주머니’를 마련하는 것과 같습니다.
테슬라·나스닥 레버리지 상품 차익 실현 매물 출회
한편 테슬라 주식은 순매수했지만,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TSLL, TSLT)에서는 수천만 달러 규모의 순매도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테슬라 주가가 고점을 찍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장기 보유하기보다 단기간에 오른 만큼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스닥100지수를 3배 추종하는 TQQQ에서도 8,575만 달러나 매도 우위가 나타났습니다. 나스닥이 연일 상승하자, 빠르게 이익을 확정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입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비트코인 관련 상품의 엇갈린 흐름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해 ‘비트코인 대체 투자’로 여겨졌던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 주식은 6,103만 달러 순매도됐습니다. 비트코인이 강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는 기대만큼 탄력을 받지 못하자 서학개미들은 실망 매물로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비트코인 현물지수를 2배 추종하는 BITU도 3,250만 달러 순매도되며 상승장 속 일부 차익 실현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양자컴퓨팅 기업들: 아이온큐와 리게티의 대비되는 행보
양자컴퓨팅 분야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이온큐(IonQ)의 경우, 주가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물량이 나와 2,434만 달러 순매도되었습니다. 알파벳의 양자컴퓨팅 칩 발표에도 아이온큐 주가는 즉각 반응하지 못했으나, 이후 하루에만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양자컴퓨팅 기업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에는 3,648만 달러 순매수가 이어졌습니다. 리게티는 알파벳 호재로 단기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지만, 서학개미들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며 3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습니다.
서학개미들은 팔란티어를 비롯한 AI·데이터 분석 기업과 일부 대형 기술주, 암호화폐 관련 상품 및 안정적 배당·국채 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금을 분산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편 실망스러운 흐름을 보인 엔비디아나 과열 구간에 진입한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적극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이는 서학개미들이 단순히 ‘한 종목 몰빵 투자’에서 벗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자산을 재배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투자 세계는 매일 변합니다. 이번 주에는 팔란티어가 테슬라보다 주목받았지만,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주인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변동성 속에서도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고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감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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